테이크
Take
영화 촬영 현장이라고 상상해보자. 감독의 "레디~ 액션!"과 함께 촬영은 시작되고, "컷!"과 함께 촬영은 종료된다. 이렇게 카메라 작동 스위치를 한 번 작동해서 촬영한 화면을 테이크(Take)라 한다. 특정 화면을 담아냈다(take)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보통 촬영할 때 보면 NG가 나서 같은 화면을 계속 반복해서 찍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몇 번째 촬영한 것인지를 구분하기 위해 테이크 1, 테이크 2 식으로 테이크 뒤에 숫자를 붙여서 구분한다.
쇼트
Shot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두 남녀가 카페에서 앉아서 대화하는 모습을 떠올려보자. 남자가 말할 때는 남자의 얼굴이 나오고, 여자가 말할 때는 여자의 얼굴이 나오다가 둘이 마주보고 대화하는 모습이 나온다. 이런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우선 남자를 촬영하면서 대사를 말한다. 첫번째 테이크다. 다음으로 여자를 촬영하면서 대사를 말한다. 두번째 테이크다. 마지막으로 둘이 마주보고 대화하는 걸 촬영한다. 세번째 테이크다. 물론 NG가 없다면 말이다. 이제 이 세 개의 테이크를 가져와서 영상으로 만든다.
영상으로 만들 때, 중간에 끊지 않고 촬영한 하나의 연속적인 화면이 쇼트(Shot)가 된다. 여기서는 3개의 쇼트(남자 화면, 여자 화면, 남녀 화면)로 구성된다. 그럼 테이크와 쇼트의 차이는 뭘까? 테이크는 카메라 작동 스위치를 한 번 작동해서 촬영한 화면이기 때문에 영상으로 편집할 때 불필요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감독의 "레디~ 액션!"과 함께 카메라를 켤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감독이 "레디~"하는 중에 카메라는 켜놓고 촬영할 준비를 해야 하니 당연히 영상으로 담아낼 때는 불필요한 부분이 있을 수 있겠다. 그런 부분을 제거하고 실제 영상에 반영된 것이 쇼트다.
이 쇼트는 영화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로 통계적으로 하나의 쇼트는 10~15초 정도고, 보통 한 편의 영화는 900여개의 쇼트로 구성되어 있다.
신
Scene
아무리 영화 용어를 모른다고 하더라도 영화를 본 후에 친구들끼리 자주 사용하는 용어 중에 하나가 바로 '장면'이다. "난 그 장면이 인상깊었어" 할 때 '장면' 말이다. 이게 신(Scene)이다. 그러나 좀 더 명확한 구분을 위해서 풀어보자면, 동일한 시간이나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하나의 사건을 신(Scene)이라 한다. 위의 예로 따지면 3개의 쇼트로 구성된 1개의 신이 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신에는 여러 쇼트가 포함되지만 1개의 쇼트가 1개의 신을 구성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러닝 타임이 90분 정도인 영화의 경우, 120개 정도의 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퀀스
Sequence
시퀀스(Sequence)는 스토리 흐름을 기준으로 나눈 신(Scene)들의 묶음이다. 예를 들어, 첫만남까지, 만남에서 사랑하기까지, 사랑한 후 이별까지, 이별 후 재회까지. 이렇게 말이다. 그래서 신(Scene)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만 시퀀스(Sequence)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어느 누군가가 나는 사랑 전과 후 이렇게 두 개의 시퀀스를 나눴다 하여 그게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기준이 스토리의 흐름이기 때문에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롱 테이크
Long Take
올해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버드맨>은 롱 테이크 기법으로 촬영하여 촬영상까지 거머쥐었다. 이 때문에 언론에 롱 테이크 기법이 자세히 소개되어 이제는 친숙한 용어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도대체 길게 찍는 게 뭐 대수라고 그럴까 하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 앞에서 테이크에 대해서 이해했다면, 롱 테이크(Long Take)는 한 번에 길게 촬영한 화면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럼 얼마나 길어야 롱 테이크가 될까? 그 기준은 없다. 다만 <버드맨>을 예로 들면, 120여분의 러닝 타임 영화에 "컷!"은 16번 밖에 없는 롱 테이크였다는 것. 평균 한 쇼트가 7.5분인 셈이다. 대부분의 영화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길다.
① 롱 테이크 기법으로 촬영하면 어떤 느낌의 영화가 될까?
마치 연극을 보는 듯,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의 영화가 된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지루하게 평가될 수도 있지만 잘 활용하면 영화에 미학적인 요소를 불어넣을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롱 테이크 기법의 촬영은 감독이나 배우들에겐 힘들고 집중력이 요구된다. 왜? "컷!" 없이 영화를 찍는다고 상상해보라. 만약 5분 정도 촬영을 했는데 NG가 났다면, 지금까지 촬영한 걸 다시 찍어야 하니까 말이다.
② 오래 전에는 흔했던 기법
왜냐면 오래 전에는 카메라를 이동하기 힘들어 그냥 고정해서 세워두고 길게 촬영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카메라의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점점 쇼트(Shot)가 짧아지고 편집의 묘미가 더해지게 되어 롱 테이크 기법을 잘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보통 연극 배우가 영화 배우보다 연기를 더 잘 한다고 얘기를 하는 이유도 "컷!"이 없는 연극에서는 편집이 없기 때문에 연기자들의 연기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이다.
시놉시스
Synopsis
시놉시스는 줄거리란 말인데 비즈니스적인 개념이 다소 들어간 용어다. 자신이 쓴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경우에 제작자나 연출자를 찾아가게 되는데, 이들이 받는 시나리오를 모두 읽어볼 순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경우에 내용을 압축하여 보여줄 수 있는 게 바로 시놉시스란 것. 빠르고 강렬하게 어필할 필요가 있는 특성상 시놉시스는 점차 간결해지는 추세며, (최근에는 그냥 로그 라인이라고 해서 줄거리를 한 줄 요약해서 보여주는 흐름도 강해졌다.)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장르, 기획 의도, 주제, 등장인물, 줄거리 등을 포함한다.
특히 시놉시스 초반에 소개되는 기획 의도가 상당히 중요하다. 어차피 시놉시스는 초안이고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기획 의도 상에서 투자자를 꼬셔야 채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연유로 시놉시스는 참 좋았는데 막상 만들어보니 아닌 경우가 종종 생긴다. 물론 연출자의 능력이 못 미처서 그런 경우도 있긴 하겠지만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영화를 보고 나서 시놉시스를 찾아 읽어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플롯
Plot
플롯이란 거칠게 정의해 '이야기를 읽히게끔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스토리가 단순히 시간적 흐름을 지칭하는 개념이라면, 플롯은 그 스토리에 인과관계와 긴장을 넣고 때로는 시간 순서를 바꾸어 재밌게 읽히게끔 구성하는 것이다. 예컨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특징인 시간과 공간의 중첩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다. <메멘토>를 보면 처음부터 마지막 장면이기도 한 주인공의 살해 장면이 나오고 나서 영화 내내 시간 순서는 뒤죽박죽으로 전개되다가 다시 첫 장면으로 돌아온다. 만약 이걸 스토리로 서술한다면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게 될 것이다.
즉,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가 살인을 행하게 된다'라는 스토리를 영화적으로 잘 구성한 것이고 이런 이야기 재배치를 바로 플롯이라고 지칭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문제가 있는데 <메멘토>의 경우 진행되는 시퀀스 간의 시간 순서가 불규칙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관객은 영화를 보면서 파편적인 시퀀스들을 머릿속에서 짜깁기하고 추리한다. (결국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영화상의 플롯 갈등은 해소되지만) 그 과정에서 관객이 추리하면서 만들어냈던 플롯도 플롯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 생기는데, 최근 추세는 플롯의 범주에 포함하고 있으며 좀 더 고차원적인 플롯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내러티브
Narrative
플롯이 '발단-갈등-절정-마무리'의 얼개를 짜는 것이라면 내러티브는 그 얼개를 영화적으로 촘촘히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영화평에 '이 영화는 내러티브적인 측면이 강한 영화'라고 적혀 있다면, 단순히 서사 중점의 영화라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영상 예술로써 잘 살려낸 영화라는 뜻이다. 즉, 영화적 내러티브는 미장센, 몽타주, 쇼트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에 적절한 예는 바로 소설의 영화화를 들 수 있다. 누적 판매 부수 200만 권이 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가 영화화되었지만, 영화는 그야말로 이야기의 힘을 상실하고 망해버렸다.
반대로 내러티브를 잘 살린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보자. 이 영화는 한 편의 재밌는 소설을 도저히 눈을 떼지 못하고 읽는 듯 이야기의 힘이 강렬하다. 영화 속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의 서사를 관객은 계속해서 솔깃 솔깃 따라가게 된다. 그리고 그 힘은 6억 7,700만 달러(한화 7,643억 정도)라는 돈으로 환산되었다. 즉, 재밌는 이야기에다가 사건의 배치, 구성, 음향, 인물들의 연기 등 화려한 옷들을 입혀 놓았을 때에, 그래서 그 이야기가 더 맛깔이 날 때에 그것을 내러티브의 힘이 십분 발휘된 영화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플래시백, 플래시포워드
Flashback, Flashfoward
영화는 순차적인 시간 순서와 공간에 구속받지 않고 편집을 통해 자유로울 수 있다. 현재 시점으로 영화가 진행되는 도중 과거의 회상 등의 장면을 넣는 것이 플래시백, 반대로 미래의 상상이나 꿈 등의 장면을 넣는 것을 플래시 포워드라고 한다. 특히 플래시백과 같은 기법은 정형적이고 대다수의 경우 노골적인 서사 방법이기에 너무 많이 쓰면 연출이 상당히 촌스러워진다. 이러한 예를 찾고자 한다면 혹시 평일날 쉬게 될 때 아침 드라마를 한 번 시청해보라.
앞서 들었던 예인 <메멘토>를 다시 들자면 이 영화야말로 플래시백과 플래시포워드를 아주 적절히 사용한 영화다. 플래쉬백 속에 플래쉬백을 넣게 되면서 하나의 사건을 두고도 관객들은 다각적인 시점을 가지게 되고 그 실마리를 풀기 위해 스스로 탐정이 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또한 <폭스캐처>의 경우는 플래시백을 철저하게 자제했는데 이러면 캐릭터의 감정을 추측하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지만 또 일각에서는 답답한 느낌이 주어질 수도 있다.
미장센
Mise-en-Scene
미장센은 프랑스어로 '무대에 올리다'라는 뜻이다. 영화에서는 카메라가 촬영하는 화면이 곧 무대이니, 카메라에 비춰지는 배경, 사물, 의상, 조명, 그리고 배우의 연기까지 화면에 담기는 모든 요소들을 총망라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그래서 '미장센이 뛰어나다'라고 하면 올려진 무대 즉 영화에서는 화면이 뛰어나다는 걸 말하는 것인데 이를 자칫 영화 프레임 안의 '미적 아름다움'으로만 한정시켜서 해석해선 곤란하다. '미적 아름다움'도 미장센의 하나가 될 순 있어도 미장센 그 자체는 좀 더 광의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장센이 뛰어나다'라고 할 때는 그 이유를 함께 제시해주는 게 좋다.
예를 들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보고 '균형잡힌 구도 때문에 미장센이 뛰어나다.', <밀양>을 보고 '상징적 도구나 인물의 배치 때문에 미장센이 뛰어나다.'라고 하듯이 말이다. 미장센은 또 감독이 의도한 대로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올드보이>를 떠올려 보자. 오대수(최민식)의 일명 장도리 신을 볼거리 화려한 액션신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는 미장센이 뛰어난 신에 해당한다. 작품 내 등장하는 소품(선물 상자, 의상, 낙지까지도)에서부터, 공간적 배경(오대수가 감금된 방, 이우진이 머무는 펜트하우스, 엘레베이터)까지 곳곳의 다양한 미장센 연출을 통해 <올드보이>를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다른 영화와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가 있다. 이런 게 미장센이다.
클리셰
Cliche
클리세 또한 프랑스어로, '진부한 표현'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영화 용어로는 뻔한 내용이나 장면을 가리킨다. 하지만 훤히 예측 가능하다고 하여 꼭 재미없는 영화라는 건 아니다. 예컨대 치고 받는 싸움이 없는 액션 영화가 상상이 되는가? 만약 단조롭게 진행되는 액션 영화라고 한다면, 관객들이 액션 영화로부터 기대하는 바와는 거리가 있을 것이다. 사실 영화란 게 따지고 보면 진부한 캐릭터들이 범람하고 진부한 컷들을 이어붙인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어떤 액션 영화가 재미있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클리세를 잘 살린 연출자 덕분이다. 결국 뻔한 엔딩이라도 그 엔딩에 이르는 과정이 얼마나 박진감 넘치고 볼거리 많았느냐에 따라 재미는 달라지기 마련.
이 때문에 영화에서 감독이 누구냐는 건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다. 클리세라는 게 꼭 액션 영화에서만 사용하는 건 아니지만 보통 액션 영화같은 오락물에서 흔하기에 액션 영화를 언급했을 뿐이다. 유치하지만 아드레날린을 펌프질하는 주요 액션 영화 클리세 4가지만 정리해본다.
액션 영화 클리세
1. 수많은 적들과 싸워도 주인공은 죽을 정도의 치명적인 상처는 입지 않는다. 맞을 총알도 다 피해간다. 맞아도 급소는 피해서 맞는다.
2. 인질로 잡히는 쪽은 힘 좀 쓰는 남성이 아닌 꼭 미모를 자랑하는 여성이다. 그리고 이 여성의 백치미 때문에 사건은 더욱 심각해진다.
3. 아무리 어려운 암호라 하더라도 주인공, 혹 주인공의 동료는 단 몇 초를 남겨두고 극적으로 암호를 푼다. 남은 시간은 클로즈업 된다.
4. 액션 영화 최고의 클리세는 이것. 결정적인 순간에 악당은 말이 많다. 악당은 충분히 주인공을 이길 수 있었지만, 입방정 때문에 지고 만다. 그리고 죽는다.
메타포
Metaphor
메타포는 '은유'다. 은유는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숨겨서 비유하는 수사법이다. '~같다'는 정도는 비유고, 아예 'A는 B다'라는 식의 다소 일방적인 표현법이 은유에 해당한다. 그래서 때로는 서로 이질적인 대상을 동일화 시킴으로써 더욱 강렬한 효과를 얻기도 하지만, 의도와는 달리 그저 생뚱맞은 비유가 되기도 한다는 점이 은유가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아킬레스 건이기도 하다. 좋은 메타포의 예로 딱 떠오르는 좋은 문장 하나가 있다. "인생은 연극이다." 인생은 연극이라는 이 은유를 들었을 때에 당신이 느끼는 그것. 우리 각자의 수긍. 그 숨겨진 뜻. 그것이 좋은 메타포가 가진 힘이다.
영화에서 메타포는 이처럼 문장이 아닌 특정 사물이나 비주얼적인 요소로 표현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감독으로서는 부단히 공을 들였으나 관객들은 인지하지 못하고 스쳐 지나가는 경우들도 많다. 게다가 메타포가 난무하는 영화는 통상 누구라도 이해하기가 어려운 영화가 될 수 있다. 고로, 적절한 메타포라면 관객이 숨겨진 의미를 찾아가는 재미를 줄 수도 있겠지만, 과도한 메타포는 반감을 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현재 그 수준을 대중적인 선에서 가장 잘 맞추고 있는 것이 크리스토퍼 놀란이다.
오마주
Hommage
오마주는 연출자 자신이 영화를 통해 존경하는 사람이나 영화에 대한 찬사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논란이 될 여지가 좀 있다. 표절 논란에 휩싸일 때 나오는 단골 멘트가 '장르적 특성'과 '오마주'이기 때문. <최종병기 활>의 경우도 <아포칼립토>와 닮은 구석이 많아 오마주인가 표절인가에 대한 의견이 뜨겁게 분분했었는데 김한민 감독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아포칼립토를 인상적으로 봤으며, 그 작품 마지막 부분의 허무함을 채우기 위해 고민했다." 뭔 얘긴지. 아무튼 가져다 쓰긴 한 것 같다. 이런 예 말고 좋은 예를 찾기 위해서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들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저수지의 개들>은 홍콩 느와르 분위기로 가득하고, <킬 빌>은 <사망유희>와 <정무문>이 떠오를 수 밖에 없다.
페르소나
Persona
페르소나의 어원은 그리스 고대극에서 배우들이 쓰던 '가면'에서 온다. 심리학자 융(Carl Gustave Jung)이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인 성격을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한 후 심리학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페르소나는 심리학보다도 영화 용어로 더 자주 쓰인다. 왜냐하면 감독의 가면 역할을 수행하는 배우를 페르소나라고 지칭하는데, 영화를 여러 편 찍다 보면 감독은 유달리 특정 배우와의 호흡이 좋아지기 마련이라 그 배우와 계속 작품을 함께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미 영화 용어로 페르소나를 접했을 때 제법 영화 좀 봤다고 하는 사람들은 몇몇 페로소나들을 줄줄이 꿰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기억할 점이 있다면 특정 감독의 작품에 특정 배우가 여러 번 등장한다고 하여 그게 다 페르소나인 것은 아니고, 배우가 연기를 잘한다고 페르소나가 되는 것 역시 아니다. 페르소나는 감독 본인에게 확실한 자기 세계가 있어야 하며, 그 꾸준한 테마와 철학을 가지고서 작품 활동을 계속할 때에만 비로소 '또다른 인격'을 표현할 필요가 있게(배우를 통해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출처 : 웹진 http://webzine.stic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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